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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

봄, 가로림만 점박이 물범 쉼터 필요 이유

by 신바각바 2025. 5. 9.

【김헌식의 인문 특강】봄, 가로림만 점박이 물범 쉼터 필요 이유

  •  서산시대
  •  승인 2025.02.27 19:48

 

김헌식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옛말에 봄은 남에서 오고 겨울은 북에서 온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봄은 북에서 오기도 한다. 바로 점박이물범 때문이다. 점박이물범은 겨울에 발해만에서 새끼를 낳고, 날이 따뜻해지는 남쪽으로 이동한다. 그 시점이 2월 중하순부터이다. 그러한 점박이물범에 대해서 우리는 손님맞이를 잘하고 있는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이는 점박이물범으로 우리가 받은 도움을 갚는 길 가운데 하나를 모색하는 점과 맞물려 있다. 가로림만에서 우리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 공생하는 사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2024 5 10일 방영된 SBS ‘물은 생명이다.’에서는 백령도를 배경으로 바다 생물과 인간의 공존 공생에 관한 사례가 부각이 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가로림만에도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331호 점박이물범이었다. 일찍이 점박이물범은 환경부 멸종위기종 2급이 될 정도로 갈수록 개체가 줄어들고 있기에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아 왔다. 그 후 상황은 악화하여 2021년에 급 지정되었고, 세계적색목록 위기(Endangered; EN) 등급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EN 등급은 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것을 의미한다. 백령도에서는 점박이물범이 처한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보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4 7 28, 8 4, 방영된 ‘TV 동물농장 -야생 탐험 보고서에서는 더욱 자세하게 점박이물범과 인간의 공존 공생의 구체적인 방법을 다뤘다. 그 가운데 하나가 2018 11월에 이뤄진 하니 바다 물범 인공쉼터 조성의 성과였다.

 

이런 점박이물범 쉼터를 만든 이유는 점박이물범의 생태 습성 때문이다. 먹이활동은 물론 물속을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스스로 호흡을 조절하고, 체온 유지나 체력 회복을 위해서 쉼터 바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래 점박이물범은 육상에서 살던 포유류였지만 바다에서 적응해서 진화한 동물이다. 고래도 포유류이기에 숨을 쉬어야 하듯 점박이물범도 바다 위에서 머물 일정한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백령도에 쉬기 좋은 낮은 바위들이 많지만, 그것만으로는 족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가로림만은 더욱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점박이물범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지만,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점박이물범은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기 쉽다. 백상아리가 점박이물범을 물고 깊은 바다로 치달으면 방법이 없다. 기후 변화 때문에 수온이 상승하면서 백상아리가 점점 북상하면서 점박이물범의 생존이 위태로워졌다. 이런 때 피할 수 있는 바위나 암초가 있다면 바람직하다. 더구나 쉼터도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기 때문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밀려난 개체들은 제대로 쉴 수 없이 도태되기도 한다. 이런 도태되는 개체도 소중한 지금이다.

 

이런 밀려나는 점박이물범을 위해서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쉼터가 매우 중요하다. 백령도에서는 이런 인공쉼터를 마련하고 백상아리에서 보호하는가 하면 자리다툼에서 밀려난 점박이물범들이 쉴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그것은 주민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했다.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점박이물범이 낯설어했지만, 매년 인공쉼터를 찾는 점박이물범은 늘어갔고 이런 때문인지 점차 백령도의 개체수도 증가했다. 이로써 주민들이 점박이물범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실천한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다. 아울러 미래 세대를 위한 학습의 공간으로 삼았다. 그 위에서 쉬는 점박이물범을 학생들이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생태 환경 인식과 보호 실천 활동을 위해 중요하게 필수적이다. 백령도에서는 8 25일을 점박이물범의 날로 정하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과 교과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점박이물범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환경 인식의 제고를 했다. 백령도의 경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서로 간에 구원 성장을 한 셈이다.

 

가로림만 일대에는 점박이물범 1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관찰하기가 쉽다. 풀등(모래톱)에서 쉬고는 하지만 풀등은 언제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하게 바닷물이 빠질 때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항상 물 위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최대한 자연 바위를 모아서 가로림만에 점박이물범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했던 가로림만 조력발전소는 거의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가 점박이물범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빠진 것이 지적되어 최종 불발이 되었다. 만약, 점박이물범이 아니었다면 조력발전소 방조제는 건설되었을 것이고, 이로 인한 환경 생태 파괴는 물론이고 어민들의 생계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점박이물범이 돌아오는 계절을 맞이하여 이런 점박이물범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태적 고민해야 할 때이다. 반려동물 문화를 볼 때,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사람과 같이 발전할 수 있다.